ESG

국제 ESG 표준 통합 움직임과 한국 기업의 적용 전략

into-lucky 2025. 5. 17. 15:50

전 세계적으로 ESG 정보공시 기준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ISSB가 중심이 되어 기존 GRI, TCFD 등의 기준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ESG 정보의 비교 가능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GRI 기반 공시에서 TCFD 및 ISSB 기준을 반영한 형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ESG 공시의 질적 개선이 불가피해졌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ESG 조직 강화, 데이터 통합 시스템 도입 등 전략적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국제 ESG 표준 통합 움직임과 한국 기업의 적용 전략
국제 ESG 표준 통합 움직임과 한국 기업의 적용 전략

 

국제 ESG 표준 통합 움직임의 배경과 핵심 동향

국제 사회는 기후변화, 인권 문제, 지배구조의 투명성 부족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를 기업 공시의 필수 요소로 규정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여러 국가와 국제기구들은 ESG 공시 기준을 통일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활동이 자리 잡고 있다. ISSB는 기존의 다양한 ESG 공시 기준들이 갖고 있던 중복성과 불명확성을 해소하기 위해 탄생하였으며, 글로벌 시장의 혼란을 줄이고 투자자에게 신뢰성 있는 ESG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기업 회계기준위원회(IFRS Foundation)는 ISSB를 통해 기존의 SASB, TCFD, CDSB 등의 다양한 기준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23년 발표된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IFRS S1과 S2)은 재무적으로 중요한 ESG 정보를 글로벌 차원에서 통합하려는 시도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국 규제기관들도 이에 호응하며 자국의 ESG 공시체계를 국제기준에 맞게 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유럽연합은 CSRD를 통해 의무 공시범위를 확장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기후정보 공시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업은 더 이상 자발적인 공시 수준에 머무를 수 없으며,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따라 ESG 데이터를 수집, 분석, 보고해야 하는 실질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제 표준을 반영하는 것은 기업 경영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의 자율적인 CSR 보고서 작성이 아닌, 이해관계자와 투자자 중심의 정보 공시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은 ESG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ESG 대응 현실과 제도적 기반의 발전

한국 기업들은 국제 ESG 표준의 통합 흐름에 맞춰 내부 전략과 공시 체계를 빠르게 정비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전담 조직을 설립하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도록 개선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정보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ESG 데이터를 수집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인력과 자원의 한계로 인해 국제 기준을 반영한 공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와 기관투자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지속가능경영 확산 전략’을 통해 기업의 ESG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였고, K-ESG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통해 국제기준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있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 주요 투자기관이 ESG 요소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기업의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수의 한국 기업은 MSCI, Sustainalytics, DJSI 등 해외 ESG 평가기관의 등급 개선을 목표로 ESG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제적인 지표와 연결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 ESG 평가기관도 평가 기준의 국제 표준화에 대응하여 세부 지표를 재정비하고 있으며, 기업은 이에 따라 내부 정책을 전면 수정하거나 전사적 ESG 교육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SG는 이제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기업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은 이러한 전환기에 발맞춰 제도와 전략의 정교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 기업의 국제 ESG 기준 적용 전략과 실천 과제

국제 ESG 표준이 통합됨에 따라 한국 기업은 그 기준을 전략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기업은 기존의 CSR 중심 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자 중심의 재무적 중요성(Materiality)을 반영한 ESG 보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내부의 ESG 관련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정성적 설명을 병행할 수 있는 보고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개(TCFD) 또는 탄소 배출량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는 기업이 투자자 신뢰를 얻기 위해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일부 대기업은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기후 리스크 대응 능력을 국제적으로 검증받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기업은 국제 기준에 대한 이해 부족, ESG 통합 경영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인해 전략 수립과 실행 간의 괴리를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ESG를 단기적 성과가 아닌 장기적 가치 창출 수단으로 재인식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전사 차원의 리더십과 부서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또한 ESG 정보 공개가 일회성 보고에 그치지 않도록, 연속적인 모니터링과 이해관계자 피드백 수렴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산업계는 공공데이터와 ESG 표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기업의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업은 글로벌 ESG 시장의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ESG는 더 이상 선택적인 사회공헌이 아니라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기업 평판 관리의 핵심 요소가 되었으며, 한국 기업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전략적 접근을 실현할 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